수행 한담

사후세계

석암 최영훈 2016. 4. 11. 21:30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금기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죽음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죽음, 사후세계, 세상에 태어나 철이 들면서부터 우리는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죽음과 자신을 결부시키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몸부림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살지는 않는다

 

자신에게도 언젠가는 마지막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애써 그것을 외면하고 부정하면서 사는 것일 뿐이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라는 적에게 쫓기며 지금 이 순간도 우리들은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이 세상에 오는 것은 순서가 있는지 모르지만 죽는 데는 순서가 없다

 

 나이 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 병든 사람과 건강한 사람 그 누가 먼저라는 공식은 없다

 

 단지 젊고 건강하면 좀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기대감 확률 (?)그것만 믿고 우리는

 

자신은 천 년 만 년 살 것만 같은 착각 속에서 지금 이 순간도 하나라도 더 갖고 축적하기 위해

 

모진 말 모진 행동 서슴지 않으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자신이 내일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며칠 후에 죽는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욕심과 이기심으로 이전투구하며 살아온 지난 삶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남은 시간을 맞이할 것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회한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지상정인 것만 같다 어느 노인이 죽어 저승에 갔는데 염라대왕이

 

너는 이승에서 착한 일을 한 것이 없다고 하며 나무랐더니 열심히 벌어 나중에 좋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죽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언제 죽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줬으면

 

좋은 일을 많이 했을 텐데 하자 대왕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껏 너에게 죽음에 대한 경고를 수도 없이 해왔는데

 

네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네 부모가 죽었을 때 네 주위의 젊은 사람들이 사고나 병으로 죽었을 때

 

네가 근력이 약해지고 머리가 하얗게 변할 때도, 나는 이렇게 수없이 많은 경고를 해왔다

 

 

큰 재해 전쟁 테러 등으로 수없이 많은 인명이 죽고 다쳤다는 외신을 접하지만 우리는 바다 건너 남의 일이라고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사고가 국내에서 일어나고 더구나 바로 내 주위 지인 친척

 

가족에게 생긴다면 우리가 느끼는 충격과 강도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고 지금껏 애써 외면해왔던

 

죽음이라는 실체에 비로소 눈을 돌리게 된다 그때야 나도 어느 때 갑자기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공포가 엄습하고

 

이제부터는 좀 더 후회 없는 삶을 살리라 다짐도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감정이 되고 시간이 흐르면

 

또 망각 속에 묻혀버린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내일도 내가 지금처럼 살아있을 거라는 것을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는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명을 잃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그렇게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과연 예측이나 짐작했겠는가 그런 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 후회 없는 삶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많은 수고와 힘을 쏟으며 대비를 하지만 노후보다 중요한 사후,

 

죽은 다음에 일에는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만 같다 이교도라면 모르겠지만 불교를 믿는 불자들에게 있어

 

사후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불교의 핵심은 인과와 윤회라고 할 수가 있다

 

 

지금 이생에서 내가 짓고 있는 행이 바로 내생에서의 나의 삶을 좌우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자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부처님이 가르치신 윤회와 인과에 대해 확신을 해야 한다

 

아직 근기와 신심이 부족해 확신이 없다 해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윤회와 인과는 있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신행생활을 하는 것이 불자로서의 자세다 만약 윤회와 인과에 대해 불신을 거둘 수가 없다면

 

굳이 불교를 믿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목숨 걸고 수행하며 보살행을 실천하는 이유도

 

결국은 윤회와 인과 사상에 그 근원을 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것도 윤회를 끊어 이 고해의 사바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 또한 인과법에 따라 선행 선과를 받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할 진데 윤회와 인과에 확신이 안 선다면 과연 무엇을 위해 불교를 믿고 불자라고 자칭할 수가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확신을 갖고 어려운 일에 대비해 보험을 들듯이

 

우리 불자들만큼은 노후보다 중요한 사후에 대비해 수행과 선행을 하는데 있어 더 미루거나

 

늦지 않게 내일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마음자세로 후회 없는 삶 참 불자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