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스님 법문에서 "사람들은 막연히 잘 살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내년에 결혼을 생각 중인데, 저도 막연히 "행복하게 잘 살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답
우리 사회에 부부갈등도 많고 이혼도 많은데, 이것은 모두 결혼을 해서 생기는 문제들이고,
아이가 말 안 듣고 말썽부리고 그래서 괴로워하는 부모도 많은데, 이것도 결혼을 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세상을 보면, 내가 결혼을 하면 우리 부부는 영원히 잘 살 것이고, 아이를 낳으면
내 아이는 이쁘고,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고, 앞으로 잘 될 거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이를 낳을 때 내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중에 교통사고로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건 상상도 못 하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학교를 못 다닐 거다, 이런 거 상상도 안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전 세계에 전문가가 그리 많아도, 코로나가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예측을 못 했지만, 이런 일이 생기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러니까 사업도 하지 말고. 결혼도 하지 말고, 애도 낳지 말고.. 그러라는 말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결혼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이혼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애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겪더라도 잠시 흔들릴 수는 있지만, 그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
이것을 수행이라고 하는데, 이런 준비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준비가 되면 결혼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갈등이 생겨도 괜찮고 이혼해도 되고..
뭐 이혼해도 본전이잖아요? 안 한 사람하고 같잖아요? 그게 무슨 큰 일이에요?
그리고 일부러 장애가 있는 아이들 있는 시설을 찾아가서 봉사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아이가 장애면 멀리 갈 것 없이 내 아이 돌보면 되고,
아이가 학교에 적응 못 하고 말썽피우면, 그런 애들만 모아 돌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남의 아이도 돌보는데 왜 내 아이를 돌보지 못 하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못 하는 것은 다 욕심 때문입니다.
배우자 고를 때도, 학벌도 좋고 직업도 좋고 얼굴도 잘 생기고 돈도 많고, 그런데 나만 쳐다봐야 해~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습니다. 그런 남자는 결혼을 했어도 다른 여자들이 쳐다봐요.
여자도 아주 미인이고 똑똑하고 그러면 다른 남자들이 관심을 가져요..
그런 배우자는 만나기도 어렵고.. 만나더라도 잠시 행복하지만 늘 신경쓰이고, 불안하고..
바람피웠다고 죽느니 사느니 그러는데, 내가 볼 때는 이미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 만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선택을 했으면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후회하거나 상대를 비난하거나 할 게 아니라,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농사를 지으려면 홍수피해가 올 수도 이고, 가뭄이나 태풍피해가 올 수도 있어요.
조심하면 피해를 조금 줄일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요.
뭐든지 "나만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세상은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수행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능히 적응하고 이겨내는 것, 이게 수행이고
내가 원하는 일은 다 이루어지고, 원하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이건 종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를 믿는 겁니다. "그렇게 좀 해 주세요~
내 힘으론 안 되는데, 당신은 모르는 것도 없고 못하는 것도 없으니까 나를 위해서 좀 해 주세요~
그렇게만 해 주면 돈도 내고, 절도 하고, 매일 새벽마다 싹싹 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수행은, 나쁜 일이 안 일어나면 안 일어나는 대로 좋고, 일어나면 일어나도
세상은 원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면 지역에 따라서 태풍이 부는 데도 있고,
싸이클론 부는 데도 있고, 허리케인 부는 데도 있고, 장마도 있고.. 내가 보기엔 큰 일 같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그런 게 세상이니까 그런 일이 생기면 거기에 대응해서
대처할 건 대처하고 극복할 건 극복하고, 적응할 건 적응하고 도망갈 건 도망가고
그렇게 내 삶을 살아간다.. 이게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수행의 원칙에서는 결혼을 하라든지 하지 말라든지, 애를 낳으라든지 말라든지
직장을 다니라든지 말라든지.. 이런 말은 전혀 없어요. 무엇을 하든 자기 자유이고
그것으로부터 적응할 건 적응하고, 극복할 건 극복하고, 피할 건 피하고 하면서
나의 삶을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이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질문자가 수행자라면 아무런 걱정도 없지 뭐~
연애는 좋아하는 감정만 있으면 되지만 결혼은 달라요.
결혼은 좋아하는 감정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옛날부터 결혼 많이 해 왔어요.
결혼은 같이 사는 룸메이트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한 방에서 살다보면
생활습관이나 성격, 취미.. 이런 게 서로 달라서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방 온도부터.. 약간 더 추위를 타는 사람, 열 많은 사람은 온도 가지고도 갈등이 생기고..
그래서 결혼은 서로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가능한 한 서로 맞추어 간다..
이런 관점으로 살면 어떤 사람하고 살아도 아무 문제 없어요.
그러나 "내 방식 대로!" 고집을 피우면 천하 어떤 사람도 같이 살기 어렵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하려면 이런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이혼도, 윤리적 관점으론 "결혼했으면 끝까지 살아야 한다" 하지만
수행적 관점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살든 안 살든, 그걸 중요시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이 와도.. 적응할 건 적응하고, 극복할 건 극복하고, 피할 건 피하고 하면서
나를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결혼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누가 와서 "우리 결혼합니다" 해도 "축하한다"고 안 해요.
혹시 나한테서 그런 말을 듣는다면, 그날은 내가 정신이 없어서 그런 말을 했지..
책에다가 뭐 "결혼 축하합니다".. 쪽지를 가지고 와서 그렇게 써 달라고 하면 써 주지..
그 결혼이 축하할 일인지 아닌지 나는 몰라요. 괴로움의 원인이 될지, 행복의 원인이 될지..
그리고 여러분이 "어디 가겠다" 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어디 가다가 죽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축하한다고 해요?
그러면 죽는 걸 축하한다는 말이 되잖아요..
그래서 가면 "잘 가시오", 오면 "잘 오시오" 이러지 뭐 그렇게 "좋다" 이런 것은..
짧게 봐서 이 순간, 입에 들어갈 때 "야~ 맛있다!" 이거지
그게 건강에 좋을지 나쁠지는 좀 두고 봐야 안다.. 이 말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계획 세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계획도 세우고, 애도 써보고, 추진도 하고 하세요.
그러나 "괴롭다" 하면 그건 욕심 때문이다 ~
열심히 하는 거 하고 괴로운 거하고는 별개문제입니다.
여러분은 "결혼해서 괴롭다" 하지만 결혼하고 괴로움은 별개문제입니다.
거기에 욕심이 개입됐다, 이치를 모르는 무지가 개입됐다..
자기주장을 고집하는 성냄이 개입됐다.. 이렇게는 말할 수 있지만
결혼하고 안 하고, 애 낳고 안 낳고, 직장 다니고 아니고.. 그런 거하고는 관계가 없어요.
자, 그런 마음으로 한번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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