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격이 고지식한 사람이다 그런 탓인가 수행자들이 구족계를
수지하고 출가를 했으면 당연히 계율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나도 물론 십선계를 받은 재가불자이다 그러나 나 역시 십선계를
다 지키지 못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계를 못 지켜도 수행자들은
지켜야 한다는 모순적인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왜? 스님들은 재가불자들이 삼보의 하나로서 받드는 신앙의 대상이고
주체이기 때문이다
타 종교의 성직자와는 근본이 다르다 타 종교의 성직자들은
모두 주재자의 심부름꾼이고 대변자 정도지만 불교의 성직자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못해도 수행자들은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하며 20여 년 동안 신행생활을 해왔다
그런 탓에 계율을 지키지 않고 막행막식을 하는 수행자들에 대해서는
삼보에 대한 예를 갖추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껏 지내온 것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는 것만 같다 부처님께서 재세시
인도의 시대적 상황과 지금의 환경이 다르고 그리고 인도와 한국의
문화적 차이 역시 많을 것이다 언젠가 구족계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비구계 비구니계 모두 지금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전 아난존자께 부처님 열반 후
소소한 계는 버려도 좋다고 했는데 율장을 결집하는 과정에서 가섭존자께서
어떠한 것이 소소한 계인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 부처님 재세시 지키던 계율을
모두 수용했다고 배웠다
요즘 불교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스님들의 막행막식 중 민감한 부분에
음주 그리고 육식에 대한 것이 가장 논란거리가 되는 것 같다
도박이니 사기 절도 사리사욕등 이런 후안무치한 것들은
이슈의 대상도 아니고 수행자의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행태들이기에
거론할 것도 없지만 음주 육식에 대한 부분에 와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관용적 태도로 바뀌고 있다 물론 모두 지킬 수 있으면 좋지만 어차피
아직은 범부이고 수행하는 과정이기에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음주를 금한 것은 술에 취해 이성보다는 감성에 치우쳐
수행에 지장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고 육식 또한
삼정육이나 오정육 등을 허용하신 것을 볼 때
육식 자체를 금기시한 것 보다는 자비가 근본인 불교에서 육식으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자비종자의 실종 같은 것이 염려되셨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문제점이 해결이 된다면
취하지 않을 정도로 먹어 수행에 큰 지장이 없고(세속적 쾌락과 연계 되는 것이 아니면 )
고기도 맛에 취해 탐닉하는 정도가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런 정도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소소한 계의 범주에 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생님들은 화장실도 안 가는 것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었고 처음 불교에 입문했을 때 역시 스님들은 정말
고고하고 청정하게만 느껴졌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깨치기 전에는 수행자나 재가자나 어차피 범부일 뿐이고
다 똑같은 중생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적지 아니 많은 시간이 걸린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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