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재의 영향
(이 글은 제가 나무아미타불 카페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린 것입니다)
불교 궁극의 목적은 진리를 깨쳐 피안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리를 깨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많은 과정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금생 한 번의 삶으로 깨칠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긴 시간을 사바세계 오욕락의 굴레에서 헤매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무명속의 우리 중생들은 피안으로 가기위한 과정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고
수월하게 하기 위해 자력 또는 타력으로 나름대로의 수행과 정성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불교의 핵심사상에서 인과법과 윤회를 뺄 수가 없겠지요
모든 것은 원인에 의해 결과가 나타나고 그 원인의 결과가 바로 다음 생을 결정하는데
중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초기불교에서 석가모니부처님은 타력을 인정하시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은 다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받는다는 것이지요
내생에 천상에 나거나 좋은 몸을 받으려면 거기에 마땅한 인을 지으면 되는 것이고
평소 나쁜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 또한 거기에 맞게 악도에 떨어진다고 합니다
다른 어떤 힘으로도 그런 진리를 바꿀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 들어오면서 타력을 인정하고 불보살님의 위신력으로 업을 바꿀 수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돌을 바다에 던지면 가라앉겠지만 그 돌을 배가 바쳐준다면 가라앉지 않는 것처럼 어떤 불가사의한
힘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대승불교권에서 대승경전을 위주로 공부를 하다보니
타력신앙을 믿고 불보살님의 위신력과 가피를 직접 체험했기에 불보살님의 가피를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 믿음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재세시 수많은 방편을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타력을
금기시 하신 이유는 제자들이 수행을 게을리하고 타력에 의존하는 것을 염려하시어 그런식의
방편을 설하신 것이 아닐까 그렇게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렇듯 초기 자력신앙에서 타력신앙으로 신행의 중심이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가 바로 천도재가 아닌가 합니다
천도재!
현재 우리 불교계에서 뜨거운 감자처럼 논쟁이 되고 있는 이 천도재에 대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불자님들은 사찰에서 정성껏 천도재만 지내면 영가님들이
천도가 된다고 믿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천도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라면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겠습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불자님들은 아니 모든 사람들은 사후에 일을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을 겁니다 내 후손들에게 사후에 천도재만 지내달라고 하면 모두 해결이
될 테니 말입니다 사찰에서 천도재를 지내고 또는 개인적으로 천도기도를 드린 후 영가님들이 꿈에
나타나 이제 좋은 곳으로 간다고 고맙다고 하는 식의 꿈들을 많이 꾸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꿈에
영가가 나타나 그렇게 말씀을 하신디고 그것이 과연 천도가 돼 영가님이 천상에 난다거나
아니면 좋은 몸을 받는다고 어떻게 단정을 하실 수 있을까요
중생이 금생의 행위로 인해 내생의 몸을 받는데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형태의
과보가 주어집니다 천상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등 육도와 천상세계도 수십 개의 세계가 있고
지옥과 축생 또한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인간의 몸을 받더라도 그 형태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토록 인과로 인해 받게되는 과보는 상상이 안될 정도로 방대합니다
그런데 단지 천도재를 지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쉽게 천상에 나고 아주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날
사람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거나 굴지의 재벌이 되는등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일반적인 천도재가 영가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영가에게 전해줌으로써 생전에 영가와 인연이 있는 모든 사람의 애증에
대한 집착을 끊고 미혹에서 깨어나 영가께서 다음 생을 받는데 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
그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법력이 있으신 분께서 주관하시는 천도재라면
좀 더 좋은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요
영가님들이 꿈에 나타나 이제 좋은 곳으로 간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그동안 미혹에 빠져 허둥대던
자신이 이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세속의 모든 집착을 끊고 바른길로 갈 수 있게 됐다는
마음의 표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악도에 떨어질 몸이었는데 후손들의 정성으로 선도로
갈 수 있게 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천도재로 영가를 천상에 나게 하거나 악도에 떨어질 몸을 선도로 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분들이 과연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실까 이점에 대해서는 저는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불보살님의 위신력
그 정도의 법력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라면 절대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재세시 십대 제자중에 신통이 제일이라는 목련존자가 계십니다 목련존자께서
지옥에 떨어지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그 당시 수많은 청정 수행자들의 힘을 빌려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해내셨다고 합니다
부처님 재세시 수행자들이라면 아라한과를 증득하신 분들이 과연 얼마였겠습니까 또한 목련존자께서
신통만 제일이였겠습니까 목련존자 역시 아라한 못지 않은 수행력과 법력을 증득하셨을 텐데
그런 분께서조차 어머니 한 분을 구해낼 수 있는 힘이 없어 아라한과를 증득한 수많은 성자들의
힘을 빌려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천도일진데 지금 우리 불자님들은 천도라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 미혹한 중생이지만 한 말씀 올렸습니다
지금까지의 글들은 모두 제가 개인적인 수행을 통해 얻은 생각입니다
이 글에 대해 스님 그리고 법우님들의 지적이나 가르침 있으시면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