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한담

시주를 잘못하면 아니함만도 못하다

석암 최영훈 2013. 7. 29. 13:11

불교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보배를 가리켜 삼보라 한다 삼보는 부처님(교주) 부처님의 가르침(교리) 그리고 스님(승단)을 말하는데 이 세 가지를 보배로 꼽는 이유는 부처님과 그 가르침과 수행자들이 모두 거룩하고 변치 않는 대위덕을 지녀서 마치 보배와 같이 고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삼보 중 승단에 대한 평가에서는 대다수의 불자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처님과 그 가르침이 변치 않는 거룩한 진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불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스님들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할 때 과연 승단이 삼보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많은 불자들을 회의에 빠지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고 말세라 해도 청정하고 거룩한 참 수행자가 왜 없겠는가 그러나 우리 재가불자들이 쉽게 접하고 만날 수 있는 스님들이 대부분 사판스님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어두운 부분만 비치고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만 같다

 

이것은 이판승이니 사판승이니 하는 구조 자체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스님들이 출가를 선택하는 이유 중 첫 번째를 든다면 바로 수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속에서 처자를 모두 거느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수행에 전념할 수만 있다면 모든 세속의 인연을 끊으면서까지 굳이 출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의지란 주위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견물생심이라고 한다 사판스님들이 물질과 세속의 희로애락에서 자유롭지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출가수행자라지만 돈을 만지며 세속적 일에 신경 쓰며 살아가다 보니 우리 일반 재가불자들과 크게 다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판승을 없애고 이판승만으로 교단을 이끌어갈 수도 없는 것이 이 시대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사판승이라 하여 모두 참된 수행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이판승이라 해서 모두 청정하고 참 수행자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주위환경에 좌우되는 인간의 심리와 구조적인 면을 봤을 때 아무래도 사판스님들이 부정적 측면에서 자유롭지가 못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 재가불자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승과 도반을 잘못 만나 또는 퇴굴심으로 처음 출가 때의 수행자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수행자의 본분과 정법에서 멀어져 세속의 희로애락과 부귀영화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스님들에게는 다시 재발심을 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는 행동하는 불자가 돼야겠고 처음부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위장 출가를 한 사이비승려들은 발본색원 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교단 자체에서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자정능력이 없기에 재가불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과 세속적 일에 집착하는 스님들 대부분은 진정한 수행자일 수가 없다 이런 자격미달 사이비승려들이 있는 사찰에는 시주를 금하고 수행자에 대한 예의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 재가불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삼보로서 받드는 승보는 부처님 법답게 올곧게 수행하시는 청정 수행자인 것이지 가사만 걸친 자격 없는 사이비승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주라는 것도 잘못하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시주한 돈을 가지고 스님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일에 쓰거나 자신의 사리사욕에 쓴다면 그것이 어떻게 공덕이 되겠는가 시주가 공덕이 되려면 시주한 재물이 모두 불사에 이용돼야만 하는 것이다 불사란 한 마디로 부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신 모든 일들을 말한다 그건 모두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절을 세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 부처님께 귀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일 이 모든 것이 불사인 것이다

 

 

재가불자들이 스님들께 시주를 하는 것은 스님들께서 의식주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드리기 위한 것이며 또는 불사에 쓰기를 바라는 것이지 스님 개인의 사적인 일에 쓰라는 것이 아니다 사찰의 주지스님들이 고급승용차를 굴리고 도박을 하고 음주가무 막행막식 비윤리적 행동을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시주를 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덕이 되겠는가 요즘 같은 시대에 스님이 차를 소유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이동을 위한 목적이 아니고 권위와 자신의 안락을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수행자에게 고급승용차 외제차가 왜 필요한가 자신이 직접 노동을 해서 번 돈으로 구입을 하는 것조차 수행자로서의 도리가 아니거늘 하물며 불자들의 시주로 그런 사치를 부린다면 이런 스님들을 어찌 수행자라 부르고 삼보라 할 수가 있겠는가 거기에 도박에다 음주가무 막행막식 까지 단언컨대 이런 사람들은 절대 수행자도 스님도 아니다 부처님을 팔아 자기 잇속을 챙기는 장사꾼일 뿐이다 이런 장사꾼들에게 시주를 해서 과연 무슨 복을 공덕을 기대하겠는가

 

초심자인 재가불자들은 무조건 절에다 시주만 하면 공덕이 되는 줄 알고 있는데 이런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느 사찰이건 불사나 시주를 지나치게 강요하는(집요하게 돈을 요구하는)절은 발길을 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절이나 불사를 위해 시주를 권할 수는 있는 것이고 그 불사가 개인의 욕심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마음이 있고 여건만 갖춰진다면  백 번이라도 동참하는 것이 좋다 재가불자들이 공덕을 쌓기위한 방법으로 시주는 아주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억지 강요식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주는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여건이 돼야 하는 것이지 마음도 없고 여건도 안 되는데 억지로 또는 빚을 내서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여건은 안 되지만 그래도 무리를 해서라도 불사에 동참하고자 하는 본인의 마음이 진실하다면  그런 마음마저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부처님께서는 결코 시주를 강요하신 적이 없고 억지로 시주를 하는 것은 부처님께서도 원하시는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악한 사람 백 명에게 시주하는 것은 한 사람의 착한 사람에게 시주하는 것보다 못하고 착한 사람 천 명에게 시주하는 것은 한 사람의 청정한 수행자에게 시주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재가불자들은 참 수행자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선을 많이 했다고 교학에 밝고 법문 잘하고 염불 잘한다고 큰 절의 주지스님이라고 모두 참 수행자인 것이 아니다

 

 말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런 분들이 진정한 수행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아직은 범부중생이기에 수행하는 과정이기에 출가수행자라고 해서 모두 청정하거나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고 재가불자들보다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출가자라면 어느 상황에서라도 수행자의 본분을 잊지 말고 부처님 법답게 부처님 가르침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재가불자들이 참 수행자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수행자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수행자는 언행 하나하나에 조심을 하고 자신을 반조하며 부처님 가르침에 위배되는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