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한담

내가 경험한 유체이탈

석암 최영훈 2012. 7. 29. 18:45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1996년 7월 1일 밤 잠자리에서였다


그 당시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느끼며 지내던 그 당시

그날도 그렇게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22:00를 전후해 잠을 청하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듯하더니 내 몸과 정신이 서로 분리되는 것이 느껴졌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는 내 자신이 확연히 느낄 정도로 몸과 정신이 분리가 된 상태였다

내 몸과 정신은 하나라고 생각해왔는데 아니 그런 생각을 하고 말 것도 없이

그냥 나는 나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몸과 정신이 분리가 돼

분리된 정신이 내 몸을 바라보며 지금껏 저게 나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저 몸뚱이가 내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상태가 아마도 2~3분 정도 지속됐던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그 현상이 절대로 꿈은 아니었다 다만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겪은 일이기에

그것이 환상이었는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그런 현상을

유체이탈이라고 표현을 하기에 나 역시 그렇게 표현은 했지만

그것이 진정 유체이탈이었는지도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때 분명히 느낀 것은 나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이 몸뚱어리는 진정 내가 아니고 이생에 와서 잠시 빌려 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그 무엇도 내 것이라고는 없다고 한 부처님의 가르침

육신이나 재물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말라는 말씀이 다시 한 번 되새겨지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리석은 우리 중생들은 이 몸뚱어리조차 내 것이 아닌데

그것을 인식을 못하고 자기의 몸이라 하여 끔찍이 아끼고 보살피며 전전긍긍한다

결국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재산이라는 것도

내가 이승을 떠날 때는 1원 한 푼 가지고 가지 못하는 것을 알지만

인간은 그 돈 때문에 모든 것을 바치고 목숨까지도 건다

살아가며 필요한 정도면 될 텐데 의식주 해결만 하면 될 텐데

죽자사자 하나라도 더 가지겠다고 애를 쓴다 그래서 중생인 것 같다

 

이런 모순과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불자들은 수행을 하는 것이다

미혹과 무명에 사로잡힌 중생심을 걷어 내고 세상의 이치를 바로 알고 바르게 보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오늘도 내일도 우리들은 정진하는 것이다

이 세상을 떠나며 우리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자신이 지금껏 살아오며 지어온 업일 뿐이다

그 업에 의해 우리들은 또 다음 생에 삶의 모습을 결정짓게 된다

 

선인 선과요 악인은 악과를 받게 될 테니 우리 불자들은 그 점을 명심하고

이승의 끈을 놓는 날까지 선근공덕을 쌓고 마음을 닦아 

궁극에는 피안의 세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